한국갑니다.

12월 17일 - 1월 13일

여기를 찾는 친구들이 극히 드물다는건 알지만... Spread the words!
각자 하는 일도 있을테고, 연말연시 바쁠테니 막무가내로 놀아달라고 조르지는 않을께요.
시간이 좀 남는 분들, 우리 살짝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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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관련 헌재 판결이 말이 많군요. 법학에서 조금 허우적대보다가 도망친 입장이라 가능하면 그쪽 분야에는 커멘트를 삼가는 편이지만, 이번일은 많이 아쉽습니다. 머 그분들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이럴때 한번 멋지게 상식적인 판결을 내려 주셨으면 일말의 원칙도 보여주는 것이고 본인들도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것 같았는데 말이죠. 아, '성공한 구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게 우리나라 원칙이었던가요? 그렇다면 원칙에 충실했던 것이구요.

공부할때 여러가지 대법원/헌법재판소 판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법논리에 순차적으로 맞추어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심 판결을 정해 놓고 이후에 거기에 맞는 법 논리를 가져다 붙이는것 같다는 생각. 법 논리라는게 한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실 짜맞추기에 따라 결론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될 수가 있거든요. 거기다 재량이라는 것도 한몫 하기 때문에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한국법을 근거로 하는 헌재/대법원 판례가 몇대 몇으로 갈리는 것도 같은 이유일테구요.

저런식으로 논리를 가져다 붙이거나 판사에게 재량이 있는게 잘못됐다는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라고 어려운 시험을 보게하고 연수원이라는 기관에서 2년이나 국비로 공부도 시키고 평생 법관 신분도 보장하고 사회적으로 높은 권위까지 인정해 주는 것이니까요. 이분들이 건전한 철학과 양심을 가지고 판결을 내린다면 기계적 법 적용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는게 사법제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중요한 것은 법관의 인격이고 양심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법에 대한 지식은 당연히 바탕으로 깔려야 할테지만, 어느정도 공부를 잘해야 판사가 되는지, 그중에서도 대법원/헌재판사가 될 수 있는지 잘 알기에 이분들의 지적인 능력은 추호도 의심하지 않아요. 

물론 여러모로 턱없이 부족한 고시생의 생각이었지만 이번 헌재 판례의 논리는 그때의 부정적인 생각이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걸 보여주네요. 그런데 헌재판례가 이렇게 전 국민의 패러디 능력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정말 웃을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기강' '권위' 이런 말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한 나라의 사법권이 이렇게 조롱당하고 신뢰를 잃는 것은 미디어법이 가져올 문제보다 더 심각하니까요.

***

첫 학기라서 그런지 참 할게 많네요. 벅차서 헐떡이며 따라가는 중입니다.
박사 과정이라는게 쉬울리가 없죠. 좌절하고 그러다 가끔씩 희망도 보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by setarcos | 2009/11/04 08:07 | 트랙백 | 덧글(3)

라면

진보와 보수, 좌와 우는 성향이다 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여러가지 정황상 나는 '좌'에 가까운것 같다.
그런데 상당수 '좌'성향의 사람들이 '우'의 사고체계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논쟁이나 토론을 보고 있으면 공격이나 설득의 대상을 잘못 정해놓고 있다고 느끼는 때가 종종 있는데 그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나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무의식중에 이 타겟을 헷갈리게 된다는 것.


예를 들어보자. '좌'는 권력자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 죄를 범하고도 쉽게 빠져나가는걸 보고 분노한다. 이회창씨 아들이 이유없이 군면제를 받는것, 이건희가 탈세 횡령을 한 것 등등.. 그러면서 '우'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런건 불평등하다, 저런건 옳지 않다고 깨우쳐 주려 한다. 봐라, 누구누구는 얼마를 뇌물로 받아챙겼고 땅투기는 언제언제 했고 이래저래 탈세를 했다. 이거 참 나쁜거 아니냐...
즉, 몰라서 그렇지 일단 이런 사실을 알려만 주면 다 자기들처럼 생각하고 분노하고 움직일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볼땐 여기서부터가 틀렸다. 아무리 큰 잘못을 상세하게 지적해도 '우'는 꿈쩍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이미 그런 것들이 불평등하고 옳지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깨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우'는 정말로 많은 것을 가진 극소수의 기득권층이 아니라 '우'성향을 가진 일반인을 말한다. 가난한 서민일수도 있고 비교적 넉넉한 중산층 이상일수도 있다. 어쨌건 차이는 부정不正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이후의 반응에 있다. 이런 식이다.

'그럼 대법관 아들이 군대를 가겠냐 (니가 대법관이면 아들 군대 보내겠냐)'
'삼성을 그정도 일으켰으면 뒷돈좀 챙기고 아들한테 물려주려고 하는거 그런거지'


알만한 예를 두개 든 것에 불과하지만 유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들도 절대 그런 행동들이 옳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차피 약육강식, 불평등한게 세상이니 억울하면 너도 출세해라 정도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승자가 얻는 저러한 특혜는 평등과 정의와는 거리가 있다는걸 알지만 그역시 전리품의 하나로 본다. '좌'의 분노는 자기가 못하는 것을 하는 이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 정도로 치부한다. 다시 경쟁에 대한 태도의 문제로 돌아간다.


한나라당을 주구장창 뽑아주는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이나 민노당보다 깨끗하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해서 뽑는 것이 아니라는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자기 지역구의 뜨거운 밤문화를 즐기던, 기자를 성추행하건, 버스 요금을 70원으로 알건, 행방불명까지 동원해 군복무를 회피하건 계속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그정도 하고 사는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런 사고방식의 원인은 모르겠으니 타고나는걸로 간주하겠다 나는). 이 뼈속까지 스민 기질을 바꿀수는 없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솔직한 심정은 그냥 저렇게 살다가 가게 놔두라는 거. 다들 바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다. 바쁜데 다른사람 설득할 여유도 없을거고, 아무리 말을 잘해도 남의 말 듣고 변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가족과 같이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거나 정말 답답해서 어떻게 한두명이라도 생각을 바꾸고 싶으면, 자신들의 생각의 결과가 어떤지를 보여주는게 효과적일것 같다. 그 결과가 나와 당신들에게 어떤식으로 피해를 주는지 가능한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좋겠다. 당장 '그녀석들' 때문에 자기 자식이 경쟁에서 뒤쳐지고. 자기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기 주머니가 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아무리 '우'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아니 그런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더 가만히 있지 않을것 같다. 이러면 성향과 기질까지 건드리지 않고도 정의正義에 대한 부족하나마 일정 수준의 사회적 합의는 가능하지 않을까. 연대, 평등, 인간에 대한 예의, 함께 잘사는 세상 이딴 말이 먹히는 부류는 따로 있으니 그건 그때가서 써먹자.


라면까지 챙겨먹어 배부른 야심한 밤에 공부가 하기 싫어 또 이렇게 낙서를 하고 말았다.

by setarcos | 2009/10/27 16:17 | 트랙백 | 덧글(2)

V10 그리고 이종범

경기를 볼 길은 없고, 네이버 문자중계로 상황을 확인하다 너무 졸려서 그나마 끝까지도 보지 못한 7차전.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확인했다. 다른건 그렇다고 치고 끝내기 홈런이 나왔을때 이종범의 표정을 보지 못한것이 정말 아쉽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 최고다." (김응룡)

이종범
이분의 기록은 믿기 힘든 스토리가 많아 가끔씩은 부풀려진게 아닌가 싶을때도 있다. 하지만 원래 레젼드는 그런거다. 백만 대군과 맞짱을 떴다던 조운의 일화처럼 없었던 일도 '그사람이라면 그럴법도 하다' 소리가 나오게 만드는게 전설인거다. 확인은 안됐지만 원래 왼손잡이인데 부모님이 억지로 오른손을 쓰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도 야구만 오른손으로 하고 일상생활은 왼손을 쓴다니 근거가 없는것 같지는 않다. 죽 왼손으로 야구했으면... 하는 환상을 갖는 것도 그가 전설이기 때문이다.
여러 일화중 개인적으로도 직접 보거나 확인한 것들만 대충 적어본다.


한때는 경기가 시작하고 얼마 안지나 TV를 틀면 늘상 해태가 1:0으로 앞서고 있어서 해태는 원래 한점 얻고 시작하냐는 농담이 있었다. 이종범이 선두타자 홈런 기록을 (선두타자 초구홈런 기록포함) 가지고 있는데다, 안타하나 치고 나가면 어느새 3루에 가 계셔서 후속 안타가 없어도 한점은 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로 풀타임을 뛰면서도 4할 200안타에 근접하고,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도루기록을 세운 적도 있다. (기록을 찾아보니 94년 타율 .393 196안타 84도루다.) 지금보다 경기수가 적었던 때 세운 기록이다. 한시즌 도루 기록은 1위부터 한 5위까지는 이종범이 혼자 다 가지고 있을거다. 발빠른 1번타자에 유격수라고 해서 장타율이 떨어질리도 없다. 레젼드니까. 97년에는 30홈런 64도루를 기록해 30-60 클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20-20만 해도 훌륭한 선수소리를 듣는걸 생각하면 할말이 없는거다. 수비에서는 '이종범 에러' 라는 말도 만들어낸다. 수비 범위가 넓다보니 일반적으로는 안타가 될 공을 건드려 실책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외야 잔디까지 쫒아가서 수비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경기중 선수가 없어 유격수 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연장까지 5이닝을 버틴적도 있다. 그날 홈런 두개 포함 6타수 5안타를 날렸고, 심지어 포수로 도루하는 주자를 잡아내기도 한다. 투수 빼고 전 포지션을 소화한다고 하는데.. 유격수 시절 1루 송구를 스피드 건으로 재면 145키로가 나왔다고 하니 투수도 할수 있을거 같다. 일본에서 팔꿈치 뼈가 산산조각이 나는 몸에 맞는 볼을 맞기 전까지도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이 부상이 정말 안타깝다.나쁜 쉑이들..) 타격도 좋았지만 포수 패스트볼때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진기명기가 기억난다. 팀 사정이 어려워 선동렬등 대부분의 주력 선수들을 팔고 혼자 남아서도 두차례의 믿기 힘든 우승을 이끌어내고 감독과 전문가들로 부터 '팀 전력의 50% 이상이다' '10승투수 세명 이상의 가치다' 등등의 극찬을 들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16강에서 번번히 떨어질때 축구팬들이 '이종범을 내보냈어야 해..' 라는 농담을 하게 만들던 한국야구 최고의 선수 이종범. 이제는 때때로 타순에서 빠지기도 하고 경기중 다른 타자로 교체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팀의 '멘탈'을 끌고 가는 카리스마. 500도루를 한개 남겨둔 날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가 끝난 다음에 뛰고 싶다는 말로 다른 면에서도 나를 감동시켰던 이종범.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보고 싶은 내 마음속의 영웅중 한명이다.

나... 찾았냐.

by setarcos | 2009/10/25 02:17 | 트랙백 | 덧글(6)

언론자유

언론자유 MB정부서 30단계 추락

45개 인권단체 ‘대한민국 인권상’ 추천·수상 거부

한 나라의 민주화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인권언론자유
인권위의 위상이 추락중이라는 얘기가 나온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또다시 마음을 무겁게 하는 뉴스들.
저런 발표가 없어도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을테지만 역시 수치화 된 정보가 주는 무게는 또 다르다. (순위 옆에 하락 화살표가 두개씩이나) 링크를 따라가면 우리나라 위로 레바논, 토고, 탄자니아, 보츠와나, 말라위 등등이 버티고 있고 부탄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아 대한민국.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씨바들아.
 
이정도 규모의 국가가 불과 1년 반만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망가질 수 있다는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나라의 제도적 기반이 약하다고 할 수 있겠다. 축구할때는 공을 손으로 건드리면 안된다 정도의 그라운드 룰이 제대로 박혀있질 않으니 공을 아예 손으로 들고 뛰는 놈들이 나와도 막을 수가 없는 거다. 대통령 한번쯤 잘못 뽑아도 기본적인 게임의 법칙, 원칙과 상식은 어느정도 유지가 되고 지켜져서 판 자체를 흔들 수는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10년으로 어림 없이 부족했다는 증거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아직도 한참 남은 임기.. 어디까지 보여줄까. 제발 치유가 가능한 상처만 남기고 떠나길 간절하게 바란다.

by setarcos | 2009/10/21 07:57 | 트랙백 | 덧글(1)

치졸

박원순 진중권 김제동 손석희

'상식에 어긋난다'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유치하고 치사함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흘러가 다음에 근혜공주나 정몽준이 한 텀 더 하면 과연.
현 정권의 안정적 지지율을 보고 있자니 더 당해봐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다.

by setarcos | 2009/10/13 17:00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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